삼성전자, IBM CPU 이어 엔비디아 GPU 수탁생산

입력 2020-09-02 17:05   수정 2020-09-02 17:16


삼성전자가 미국 IBM에 이어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위탁 생산을 맡는다. 산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쫓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출시하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TSMC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차세대 GPU는 삼성전자의 8nm 공정을 활용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번 신형 GPU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같은 8nm 공정으로 제조된 다른 삼성전자의 8nm 칩보다 10%가량 속도를 향상시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대표(CEO)는 2일 신제품 온라인 소개 행사에서 지포스 RTX 30 시리즈 GPU를 선보이며 “이전 모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능과 두 배 가까운 전력 효율로 비디오 게임 그래픽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부문의 최강자로 최근 인텔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파워10’의 위탁 생산을 맡기로 했다. 엔비디아까지 추가로 주요 거래처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사업에서 TSMC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예상 점유율은 TSMC가 53.9%로 압도적인 1위이며, 2위인 삼성전자가 17.4%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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