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중 큰 변화의 하나가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다. 정부가 제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따르면 1단계에는 기업에 유연·재택근무 등 활성화를 권장한다. 2단계에는 재택근무 등을 통한 근무인원 제한을 권고하고, 3단계로 가면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도 예상 이상이다. 업무의 상당 부분을 원격근무로 대체해도 차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외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안 게 가장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한다. 이대로 가면 기업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을 위해서라도 재택근무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건 가족친화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급속한 가족의 해체,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우리에게 또 다른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포스코가 최근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다.
박근혜 정부는 아예 스마트워크를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스마트워크촉진법을 제정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렇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고용에 대한 불안 그리고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장애물로 꼽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런 장애물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분명 우리 사회에 큰 위기다. 하지만 먹구름이 지나간 뒤 내리쬐는 햇살처럼 우리 사회를 진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재택근무의 확산도 그런 변화 중 하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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