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했을까’가 송지효의 인생 로맨스를 재개봉 시키며 두근대고 설?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이하 ‘우리사랑’) 최종회에서 노애정(송지효)과 오대오(손호준)가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났다. 사랑도 인생도 꿈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꽉 찬 해피엔딩이었다.
오대오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등단작 ‘사랑은 없다’가 모두 거짓이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영화 제작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애초에 애정을 오해한 대오의 시각에서만 쓰여졌던 작품이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이상 대오는 가짜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내놓고 싶지 않았다. “14년동안 돌고 돌아 알게 된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쓰고 싶다”며 잠깐의 멀어짐을 택한 이유였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애정은 열심히 준비했던 첫 작품 ‘꽃보다 서방’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비로소 날개를 펼쳤다. 배우 류진(송종호), 주아린(김다솜)이 이탈 없이 그대로 참여한 영화는 성공적이었고, 노피디의 기획력을 높이 산 해외 바이어들의 연락이 빗발쳤다. 우기만 이어졌던 애정의 인생에도 드디어 쨍 하고 해 뜰 날이 찾아왔다. 그렇게 애정이 꿈을 이루고 있는 동안, 대오도 작가로서 다시 시작했다. 신인 작가 ‘귀도 오레피체’로 돌아와 모든 것을 바로 잡으며 ‘마지막 첫사랑’을 되찾은 것. 이들은 꿈도, 사랑도, 인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인생 꽃길을 활짝 여는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지난 16회의 방송을 통해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선사한 ‘우리사랑’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 이승진 작가X김도형 감독의 인생 로맨스
저마다의 이유로 포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이 단 한 시간만이라도 ‘꿈과 사랑’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우리사랑’.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고,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대는 작정한 4대 1 로맨스는 황량한 마음을 온통 핑크빛으로 적셨다. 여기에는 심장이 두근대는 이승진 작가의 필력과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김도형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한 몫 했다. 특히나 여섯 인물들 저마다의 ‘백투더 2006’은 이승진 작가와 김도형 감독의 장점을 부각시킨 절정 포인트였다. 보기만 해도 절로 몽글몽글해지는 이야기와 영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때 그 시절의 노스탤지어와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며 잊을 수 없는 인생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 잠자고 있던 연애세포 일깨운 배우 6인방
‘우리사랑’은 지금껏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4대 1 로맨스로 사랑의 물보라를 일으켰고, 그 중심에는 송지효, 손호준, 송종호, 구자성, 김민준, 김다솜의 활약이 막중했다. 로코여제답게 꿈도 사랑도 인생도 모두 포기하지 않은 원더우먼 ‘노애정’으로 그녀처럼 인생 3중고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 송지효, 애정과 애증의 관계로 얽혔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다 퍼주기로 약속한 사랑꾼으로 거듭나며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손호준, 어긋난 타이밍으로 인해 가장 소중한 걸 놓쳐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던 송종호, 14년 전에도 14년 후에도 지고지순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던 구자성, 지켜주지 못한 사람이 있어 지난 날의 과오를 반복하고 싶지 않던 김민준,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좆아 직진했던 김다솜까지. 이들 각자가 고이 간직하고 있던 사랑 이야기는 두근댔던 젊은 날을 추억하며, 다시 꿈꾸고 다시 사랑하고 싶게 만들었다. 잠자고 있던 연애세포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깨운 순간이었다.
#. ‘우리사랑’이 전한 사랑의 정의
‘우리사랑’은 엇갈려버린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애정과 오대오는 속에 있는 말을 꺼내 보이지 않았고, 결국엔 타이밍이 엇갈려 14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고 돌아야 했다. 마찬가지로 마음 속에 단 한 사람만을 담아두고 있었던 류진, 오연우(구자성), 구파도(김민준), 주아린 역시 타이밍이 맞지 않아 번번히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엇갈리고 또 엇갈리는 이들을 보며, 시청자들 역시 지난 날의 우리 사랑은 어땠는지 되돌아봤다. 결국 사랑을 깨달은 대오가 꾸준히 본인만의 타이밍을 만들어나가며 애정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것처럼 말이다. 파도의 대사를 빌자면, “신중함은 약이지만. 망설임은 독이거든. 모든 순간은 타이밍이니까. 단번에, 망설이지 말고, 맘 먹은 순간 선빵 날리는 거야”, ‘우리사랑’이 전하고 싶었던 사랑의 정의였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ub@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