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최강자인 미국 퀄컴이 PC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퀄컴은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 'IFA 2020'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 노트북 및 투인원 장치를 위한 '2세대 스냅드래곤 8cx 5G'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2018년 출시된 '스냅드래곤 8cx'의 후속작인 8cx 5G는 6기가헤르츠(GHz) 이하 대역 주파수와 5G 밀리미터파를 바탕으로 5세대 통신(5G) 연결성을 제공한다. '와이파이 6'도 지원한다.
성능도 개선됐다. 퀄컴은 8cx 5G가 인텔의 프로세서 '하이브리드 코어 i5'보다 최대 50%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며, 소비 전력도 와트(W) 기준 58%가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인텔 '10세대 코어 i5'와 비교했을 때도 18% 더 나은 성능을 구현했다고 부연했다.
고화질 영상회의와 라이브 스트리밍 등에도 적합하다. 모바일 카메라 기술을 구현하는 퀄컴 '스펙트라 ISP'를 탑재해 최대 4K HDR과 32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하고, 사운드는 에코 제거 및 잡음억제(ECNS) 기술이 들어갔다.
퀄컴은 "긴 배터리 수명, 5G 연결성, 기업 수준의 보안, 인공지능(A)I 가속기, 고급 카메라와 오디오 기술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퀄컴은 8cx 5G로 PC 시장에 재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미 해당 프로세서는 미국 PC 제조사 에이서의 노트북 신제품 '스핀7'에 최초로 탑재됐다. HP 역시 해당 프로세서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퀄컴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와 모뎀을 주로 만드는 회사다. 관련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5G의 상용화와 와이파이 6의 연결성 등 인프라가 확산됨에 따라 스마트폰처럼 언제 어디서나 PC를 쓰고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사업 영역을 PC시장으로 재확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겔 누네스 퀄컴 제품담당 시니어 디렉터는 "진정한 모바일 기능을 지원하는 '올웨이즈 커넥티드 PC'에 대한 수요가 급증세"라며 "최첨단 기기와 최고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퀄컴은 이날 차기 중저가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4시리즈' 출시 계획도 밝혔다. 내년도 5G 중저가폰 시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무선 이어폰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적응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술도 선보였다. 주변 소리와 같은 환경 요인에 따라 실시간으로 ANC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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