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R&D 예산을 27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R&D 예산은 24조2000억원이었다. 증가율로 보면 2020년 18% 2021년 12.3%로 2년 연속 두자릿 수 증가율이다.
정부 측은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아래에서도 R&D가 미래세대를 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게임 체인저는 판을 뒤흔들어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거나 어떤 일의 결과나 흐름 및 판도를 뒤집어 놓을 만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사건, 사람, 제품, 서비스 등을 말한다.
먼저,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하기 위해 1조9000억원이 투자된다. 이 중에서 인공지능(AI) 핵심기술 확보 등 디지털 뉴딜에 1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5G에 이어 6G 핵심기술 개발에 172억원이 편성됐다.
8000억원이 투자되는 그린 뉴딜 R&D에는 저탄소고효율 건축기술(115억), 상하수도 혁신기술(305억) 등이 포함됐다.
2조2000억원이 편성된 소재·부품·장비 R&D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등에 대응해 대일(對日) 100대 품목을 대(對)세계 338개로 확대·관리한다. 소·부·장 R&D 예산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미래 먹거리로 정부가 집중 육성 중인 BIG3(바이오헬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에는 2조3000억원을 지원한다. 이 중에서 1조7000억원은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왼다. 신약·의료기기 전(全)주기 지원을 위해 부처 협업을 진행하고 인력양성, 규제과학 투자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국가신약개발에는 452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손잡고 국산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초연구부터 비임상, 임상, 제조·생산까지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30년까지 총 사업비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R&D 예산은 4000억원이다. 2027년까지 완전자율차(LV4) 상용화를 위한 기술, 전기·수소차 배터리 시스템, 주행효율 향상 등을 지원한다.
시스템반도체 R&D에는 3000억원을 투자한다.
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핵심 고급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예산도 3000억원 편성했다. AI대학원을 비롯한 인재양성기관에 해외석학을 초빙하는 등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스마트공장, 조선 등 산업별 특화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R&D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효율화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융합 R&D에 대한 지원을 1조2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각 기관의 미션과 주요역할(R&R)을 기반으로 강도 높은 조직·사업 개편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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