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분할 후 차입부담을 줄이지 못하면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3일 태영건설의 분할 후 신용도 관련 "재무안정성 개선을 통해 분할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지를 관찰한 뒤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안정적), A2로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분할 후 존속법인인 태영건설의 재무구조와 재무융통성 약화에 따라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사업경쟁력이 분할 전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건설 부문 전반의 차입부담 완화 수준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1일을 분할 기일로 자회사와 피투자회사 지분의 관리·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했다. 존속법인인 태영건설은 부동산 개발 관련 법인 지분과 회사채, 기업어음, 기타 차입금을 승계했다.
에스비에스미디어홀딩스,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 블루원, 태영인더스트리, 평택싸이로 등 비건설 계열의 지분은 신설법인인 티와이홀딩스로 이관됐다. 지주사 개편 방안에 따라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이 보유하게 될 태영건설 지분(38.3%)은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신설법인인 티와이홀딩스에 이전될 예정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비영업용 자산가치가 감소하면서 태영건설의 신용도를 보강해오던 재무융통성이 약화됐다"며 "자본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차입금이 모두 태영건설에 귀속돼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종속관계기업 지분,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부동산 등 약 1조원 규모 비영업용 자산을 보유해왔다. 분할 과정에서 장부금액 5000억원 규모 종속관계기업 지분이 신설법인으로 이관돼 비영업용 자산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단기적으로 이미 발행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하다"면서도 "기업어음의 경우 분할 이후 존손법인의 사업·재무적 변화를 반영해 신용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신용도가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할 전후 연대보증부 채무 신용도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존손법인의 신용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되면 기업어음 신용도는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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