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이 주택도시기금 등의 출자를 받아 설립하는 ‘앵커 리츠’가 연내 첫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4500억원의 실탄을 손에 쥔 앵커 리츠의 등장하면서 리츠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 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국토교통부에 ‘주택도시기금 앵커 리츠’의 인가를 신청하고 설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업비 4490억원의 대형 리츠다.
이 리츠는 주택도시기금이 출자한 3000억원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모은 1500억원을 합해 모두 45000억원을 운용한다. 국내 부동산을 자산으로 삼은 공모 리츠와 공모 부동산 펀드가 투자 대상이다. 전체 투자금의 60%인 2700억원 이상을 리츠에 투자한다. 국내 리츠 시장에 투자 활력을 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주도해 앵커 리츠 제도가 만들어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4월 앵커 리츠를 운용하는 위탁 자산관리회사(AMC)로 선정되며 출자금을 운용할 권한을 갖게 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앵커 리츠를 향후 최소 7년간 운용하며 목표 수익률 6%(IRR·내부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의 15%를 성과보수로 가져간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설립 절차를 마치는 대로 연내에 첫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현재 국토교통부에 리츠 인가를 설립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장을 준비하는 공모리츠 등을 대상으로 연내에 첫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공모 리츠 중에서도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리츠의 IPO(기업공개), Pre-IPO(상장 전 기업공개) 단계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4500억원의 출자금을 갖고 있는 주택도시기금 앵커 리츠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국내 리츠 시장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이 업계에서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12개 종목으로 이중 5개 리츠가 올해 들어 상장됐다.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 이지스레지던스 리츠, 미래에셋맵스제1호 리츠, 제이알글로벌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 리츠가 올해 새롭게 등장한 리츠들이다.
올해 말과 내년 초를 목표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리츠도 4~5개에 달한다. 국내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 상장된 리츠들은 대부분 공모 청약 단계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주식시장의 흐름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으로 대표되는 일부 성장주 종목으로 쏠리면서 배당주 성격이 강한 리츠 종목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4500억원의 출자금 중 2700억원 이상을 공모 리츠에 투자하도록 돼있는 앵커 리츠가 등장하면서 상장을 준비하는 공모 리츠들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4500억원을 운용할 권한을 갖게 되면서 코람코자산신탁이 국내 부동산 투자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더 커졌다"며 “수천억원의 자금이 리츠 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만큼 분명 시장 활성화에 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