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선 고가 임대주택 '나인원 한남'이 내년 3월 입주자들에게 조기 분양된다. 당초 4년 단기임대 방식으로 공급돼 2023년 11월 분양 전환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단기임대주택 제도를 폐지하면서 예정보다 일찍 양도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의 임대사업자인 디에스한남은 이날 나인원 한남 임차인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양도 안내문을 발송했다. 디에스한남은 정부의 단기 민간임대 등록제도 폐지에 따라 나인원 한남의 양도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지하고, 이번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3월 양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에스한남은 조기 양도에 따른 임차인의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양도가격을 일부 낮춰주고, 세대 상황에 맞는 세무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나인원 한남 양도는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려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으로, 임차인이 조기에 소유권을 확보하고, 임대사업자는 보유세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7·10 대책에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8년)를 폐지하기로 하고 이를 반영해 지난달 18일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을 개정했다. 나인원 한남에 해당하는 단기 민간 임대제도가 폐지되자 디에스한남은 지난달 민간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에스한남은 언제든지 실수요 목적의 임차인에게 나인원 한남을 양도할 수 있게 됐다.
나인원 한남은 2017년 국내 최고가 분양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고분양가 논란 속에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선회했다. 당시 분양가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조율에 실패하자 공급 방식을 바꾼 것이다. 2018년 임차인을 모집해 작년 11월 입주한 나인원 한남은 지하 4층, 지상 5∼9층 9개동, 전용면적 206∼273㎡의 초대형 주택형으로 이뤄진 단지다.
나인원 한남은 계약 시점에 미래 분양 전환 가격을 미리 공개했다. 분양 전환 가격은 전용 206㎡의 경우 약 42억∼45억원, 전용 244㎡는 49억∼53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분양전환 우선권은 임차인에게 있으며 임차인이 양도를 포기하면 일반에 분양한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현재 거주 중인 임차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 매입에 응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임대보증금이 분양 전환가격의 70∼80%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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