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시장과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며 ‘대안 자산’의 일종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금과 커플링(동조화)되며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많은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쌓이는 호재가 시세에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치솟는 국제 금 시세가 기름을 부었다. 국제 금 시세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혜택으로 지난 3월 이후 약 4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달 6일에는 사상 최초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금의 지속적인 동반 상승은 두 자산 간의 강력한 동조화 현상을 만들어 냈다.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조글루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국면 이후 늘어난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관련해 “연령대가 높은 투자자들은 금을, 젊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지난달 11일 금 선물 시세가 일시적으로 2000달러 선을 반납하며 약 5개월 만에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8일 다시 2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재차 무너져 1920~1970달러 선 내외에서 조정받으며 횡보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 사이 비트코인도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난달 27일 1324만5000원까지 주저앉았다. 열흘간 약 8% 가까이 하락하며 그동안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내준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호재가 쌓이는 것을 지켜보며 금 시세와의 디커플링(동조현상이 사라지는 것)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은 금 시장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임계점을 넘기게 되면 금 시장과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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