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집콕…'청정 인테리어 단지' 뜬다

입력 2020-09-06 15:47   수정 2020-09-06 15:4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아파트 실내환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택근무와 자녀들의 비대면 수업 증가로 실내 인테리어와 깨끗한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건설사들도 건강과 위생을 감안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전에는 필터를 통해 외부 황사와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것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나 세균까지 잡는 환기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공부나 업무 등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음을 줄이거나 인테리어 옵션이 추가되고 있다.
실내환경 중요성 부각
피데스개발이 2020~2021년 ‘7대 주거공간 트렌드’에서는 실내 환경이 중요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이 나만의 만능 공간이 되는 ‘올인룸(All in Room)’ 트렌드가 그것이다. 과거에는 집 주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올인빌(All in Vill)이 주목받았다면 올해부터는 업무와 취미생활 등을 누리는 공간이 ‘방’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방이 스타트업 창업 공간에서부터 재택업무를 할 수 있는 사무실, 동영상 촬영 스튜디오 등 다용도로 역할을 한다는 전망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이런 경향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안전, 환경 요소가 강화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주거공간 개발 방향이 바이러스, 초미세먼지 등 유해요소들을 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최근 트렌드를 주거 상품에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주거생활을 반영해 ‘안전한 집’이라는 콘셉트의 주거공간인 아지트(AZIT) 3.0을 내놨다. 이 중 의류관리기와 살균기, 수납장으로 구성돼 의류와 소지품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퓨어 패키지’가 있다. 복도에 설치되는 이 패키지 내부에는 이동 선반과 마스크 걸이가 있다. 현관 천장에 설치된 에어샤워기와 신발장에 설치된 진공 청소 툴셋으로 옷에 묻은 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클린 에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홈 오피스형을 선택하면 재택근무나 온라인학습에 편리하도록 서재형 시스템 가구가 설치된다.


대림산업은 바이러스와 세균을 99% 이상 없애주는 아파트 환기시스템을 내놨다. 별도의 공기청정기 없이 환기시스템만으로 초미세먼지는 물론 바이러스, 세균 차단과 제습, 냉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실내 소음을 줄이는 기술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 도서관만큼 조용한 ‘저소음 고성능 팬 분리형 레인지 후드’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기존 아파트에 설치된 레인지 후드는 가스레인지 위에 설치됐지만, 연기를 빨아들이는 팬을 실외기실 등 외부에 설치해 소음을 줄였다. 기존 제품보다 최대 13dB(데시벨)의 소음을 저감시켰다는 설명이다.
공기질 개선, 소음 줄인 시스템
대우건설은 아파트 입주민의 동선 전체에서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한다. 단지 입구부터 지하주차장, 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집안까지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구역을 5개로 구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5ZCS)을 활용한다.

SK건설은 기존 클린에어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한 ‘클린에어 솔루션 2.0 제균 환기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마쳤다. 이 시스템은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를 99.95% 제거할 수 있다. 평면 또한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클린-케어’ 평면으로 실내 현관에 중문과 신발 살균기를 설치하고, 거실로 향하는 중문 외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는 제균 환풍기와 스타일러 등이 배치된다.

현대건설은 공기청정 토털솔루션 ‘H 클린알파 2.0’의 핵심 기술인 ‘광플라즈마 살균·청정 환기시스템’의 특허를 등록했다. 광플라즈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공기 중에 있는 세균, 냄새, 오염물질 등을 분해하는 원리다. 이 환기시스템은 헤파필터로도 제거할 수 없는 바이러스, 곰팡이, 박테리아 등을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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