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아주그룹은 지난 1일 창사 60주년을 맞았지만 별도 행사를 열지 않았다. 창업주 2세인 문규영 회장이 ‘여러 힘든 상황에서 모두의 힘을 모아 난관을 돌파하자’는 격려 메시지만 임직원에게 전했다.
문 회장의 첫째 동생 문재영 회장이 이끄는 신아주와 막내 동생 문덕영 부회장이 이끄는 AJ네트웍스 역시 당초 아주그룹과 통합 창사 60주년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2007년 아주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이는 고객사 임원 등 600여 명을 호텔로 초대해 ‘아주 기쁜 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던 2010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 문 회장은 50주년 기념 엠블럼을 공개하고 향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영전략도 발표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기념식을 열지 않고, 대외적으로 알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에선 최근 건설경기 악화에 코로나19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주력사업이 부진을 겪는 등 그룹 내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주산업은 올 상반기 매출이 213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1% 줄었다.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37.4% 감소했다.
한때 10조원에 달했던 아주그룹 자산 규모는 계열분리와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2조5800억원으로 축소됐다. 재계 관계자는 “아주그룹은 내부 보유 자금이 많아 지난 3월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검토하는 등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새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 들어 아주그룹 외에 금호타이어, 두산건설, 모나미, 삼익THK, 한국정밀 등이 창사 60주년을 맞았지만 대부분 코로나19 때문에 기념행사를 대폭 간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