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100대 기업의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20% 감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9년 기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2분기 해외 매출은 14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었다고 7일 발표했다.
전기·전자, 자동차·자동차부품, 에너지·화학 등 3대 주력 업종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문화 확산에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71조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자동차부품의 해외 매출은 36.5% 급감했다.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기업의 글로벌 생산라인 가동 중단, 세계수요 급감 등의 여파가 컸다. 에너지·화학도 작년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약세,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30.9% 감소했다. 철강 업종은 고수익 철강 제품인 자동차 강판 수요 급감으로 해외 매출이 80.1% 급감했다.
지역별 매출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은 아시아 24.0%, 미주 12.6%, 유럽 11.2%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지역·국가별 실적을 공개하는 상위 20대 기업의 대륙별 매출을 집계한 결과다.
중국 매출을 공개하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 5대 기업의 중국 매출은 증가했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전 분기 대비 19.6%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3월께 바닥을 찍고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 크다. 지난 5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G,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여건이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인의 주요 교역·투자국에 대한 특별입국 확대, 현지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력 등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대외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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