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재개했다. 2016년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동양생명 등 과점주주들에게 지분을 나눠 판 지 4년 만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잔여지분 17.25% 중 최대 10%를 매각하기 위해 JP모건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임하고 수요 조사를 위한 티저레터를 지난달 국내외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보냈다.
한 매각 측 관계자는 "블록딜 형태로 살 투자자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지분 10% 이내에서 원하는 수량과 가격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입찰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찰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1~2개월 내에 주가 추이를 보고 적절한 시점을 골라 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외환위기 후 금융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12조8000억원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여러 차례 우리금융을 통째로 매각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통매각이 어렵자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팔고, 경영권 자체를 넘기는 매각(M&A) 대신 과점 주주를 찾아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6년 12월 IMM PE 등에 29.7%를 팔고, 이듬해 해당 주주들의 콜옵션 행사로 2.94%를 추가로 매각했다.
이제 남은 잔여지분은 17.25%다. 금융위와 예보는 지난해 6월 남은 지분을 "한 번에 최대 10%씩 2~3번에 나눠 3년 내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말엔 해외 투자자들을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특별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간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원칙을 내세운 탓에 우리금융 매각 시도는 언제나 '너무 싸서' 팔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뒷말을 낳았다. 7일 우리금융 종가는 8460원으로 주당순자산가치(PBR)가 0.27배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4일 신한금융이 PBR 0.35배 수준에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 두 외국계 사모펀드(PEF)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를 받기로 하는 등 주가가 낮은 지금이야말로 투자자를 찾을 수 있는 시기라는 주장도 있다. 다만 현행 금융 산업분리 규제 때문에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는 PEF 등은 금융자본과 달리 4%를 초과해서 투자할 수 없다.
다른 매각 측 관계자는 "현 주가수준에서는 향후 경제가 개선되면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우리금융은 자회사가 많지 않아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거나, 추가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여지가 많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예보 관계자는 "올해 중 일부 지분 매각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보고 있다"며 "과거에도 1만원 이하에 판 적은 없는 만큼 가격이 어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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