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잇단 부동산 규제로 1순위 청약이 미달되는 등의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지방광역시에서는 예정된 규제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달 시행 예정이었던 지방 광역시 도시지역의 전매제한 강화 시행령 개정안의 시행시점이 연기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는 분양받은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입주시기까지 사실상 막혀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 대전, 충북 청주, 대구 수성구 등에서 분양권 전매가 묶여 있다. 그러나 대구, 광주, 울산, 부산 등 대부분 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여전히 6개월로 유지되고 있다.
이달 중으로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행령이다보니 공포과 동시에 전매제한 기간이 강화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열은 커녕 침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규제가 쉽사리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급격히 침체된데다 추석 연휴에 이동제한까지 예상되는 터다. 지방 경제의 상황을 불 때 부동산 마저 옥죄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5주차까지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분양권 전매제한이 시행되지 않은 지역들의 아파트 누적 매매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들어 3.87% 상승했다. 수도권은 5.29%, 지방은 2.54%를 나타내고 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들어 1.34% 상승했고 대구(1.78%), 광주(0.10%)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울산은 3.35% 상승했지만, 지난해 4.6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만회도 안된 상태다. 지방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중인 A업체는 "처음부터 전매를 생각하고 투자하는 수요도 있지만, 중간에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서 전매로 빠져나오려는 수요도 있다"며 "어쨌든 수요가 받쳐줘야 지방의 건설경기도 돌아갈텐데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푸념했다.
지역 내에서 입지나 단지에 따라 청약이 양극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6월 광산구 소촌동 일대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광산'은 평균 52.4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그러나 지난달 무등산 명지 로드힐은 1순위 미달을 기록했다.
중흥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은 북구 임동 76 일대에서 '금남로 중흥 S-클래스&두산위브 더제니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결합한 복합단지다. 아파트는 총 2240가구 중 1779가구를 일반공급한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다.
이달에도 대구에서는 아파트 분양은 이어진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6개월인 지역에서는 GS건설이 대구 서구 원대동 1401번지(원대동 3가주택재개발정비사업) 일원에 들어서는 ‘서대구센트럴자이’를 공급한다. 8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원대역세권에 1526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규제지역인 수성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중동 556번지 일원에 ‘수성 푸르지오 리버센트’(714가구)를 공급한다.
부산에서는 하반기 최대 분양으로 여겨지는 연제구 거제동 791-10(거제2구역 주택재개발)에서 아파트가 나온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이 4470가구로 짓게 되며, 이 가운데 2759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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