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업과 협업해 마블코믹스의 대표 주인공인 아이언맨처럼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아동용 글로벌 캐릭터 완구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국내 1위 아동용 완구업체 영실업을 인수한 미래엔의 신광수 사장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완구업계도 고유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콩순이’ ‘시크릿쥬쥬’ ‘또봇’ ‘베이블레이드’ 등 여러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영실업은 8년 전 홍콩 자본에 매각됐다가 최근 국내 교육출판업체 미래엔 품에 안겼다.
신 사장은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등이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끌면서 IP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엔 교육출판 분야의 전문성과 영실업의 캐릭터 경쟁력을 살리면 아동을 상대로 한 글로벌 캐릭터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 사장은 한솔그룹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북센·웅진홀딩스·웅진에너지 등 웅진그룹 계열사를 거쳐 지난 4월 미래엔 사장에 취임했다.
신 사장은 “당장 손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캐릭터 개발에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완구회사를 거친 마케팅 전문가를 영실업 대표로 영입할 계획이다. 미래엔과 영실업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상호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래엔은 영실업의 가세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 사장은 “요즘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콩순이와 쥬쥬 등 캐릭터를 활용한 학습 도구는 색칠하기 같은 1차원적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래엔의 교육 노하우를 캐릭터에 적용하면 수준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콩순이가 바르게 앉아서 볼일을 보면 좋은 소리가 나게 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변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그는 “미래엔의 히트작인 과학만화 ‘살아남기’ 시리즈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인기가 좋다”며 “이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완구화하거나 과학용 키트를 제작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교육출판 분야에서 유아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시장 저변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서와 참고서 제작·판매를 주력으로 해왔다면 연령층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신 사장은 “교과서와 참고서를 주로 제작하다 보니 중·고교생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며 “교육용 만화 등을 제작해 유아 시장도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