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 그림에서 사람(구상)을 빼면 추상만 남는다”고 말한다. 일상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뒤 필요한 부분만 모티프로 따와 색면과 화면분할 등 추상적으로 구성한 화면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그림에는 뒷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등을 돌리고 선 사람,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사람, 무엇인가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사람의 뒷모습…. 2001년작 ‘MMK’는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에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 젊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앞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뒷모습은 숨길 수 없다고 한다. 뒷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이텔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이 더 오래 머무는지도 모른다.
다음달 18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팀 아이텔 개인전 ‘무제(2001-2020)’에 ‘MMK’를 비롯한 대표작 66점이 나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임시 휴관이 끝나야 볼 수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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