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로 자대배치 받았던 秋 아들…용산기지로 옮겨달라는 청탁 있었다"

입력 2020-09-07 19:28   수정 2020-09-25 15:4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가 경기 의정부의 미8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으로 자대 배치를 받은 직후 서울 용산 기지로 부대를 옮겨 달라는 추 장관 측 청탁이 있었다는 폭로가 또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들 병역 특혜 의혹에 휘말린 추 장관이 현직에서 물러나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측이 7일 공개한 통화 녹음 및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었던 D대령(현재 예비역)은 “(추 장관 측이) 용산으로 보내 달라는 걸 제가 규정대로 했다”며 “나중에 또 (다른 부대로)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을 막았다”고 증언했다. 서모씨가 2016년 의정부의 카투사 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은 이후 소속 부대를 바꿔 달라는 추 장관 측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탁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분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신 의원 측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서씨를 통역병으로 보내라는 청탁이 (국방)장관실이나 국회 연락단에서 많이 왔다”고 말한 D대령의 통화 내용도 폭로했었다. 추 장관 측 변호인은 이런 의혹에 대해 지난 6일 “의정부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는 카투사는 가족들이 보는 상태에서 부대 배치·보직이 컴퓨터 난수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며 “어떤 외부 개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반헌법적·반사회적 사회 지도층 범죄”라며 총공세를 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까지 거론된 것들만 봐도 자대 배치 후 각종 청탁, 통역병 차출 압박, 자대 복귀 없는 병가 등 총체적 군정 비리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며 “추 장관의 ‘엄마 찬스’를 국민은 작년 가을 교육 공정성을 무너뜨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빠 찬스’ 데자뷔로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이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간단한 사건임에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8개월째 결론을 못 내리고 있고, 더구나 중요 증인의 증언을 묵살한 사람이 수사팀에 복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독자적 특임검사가 수사할 수 있게 하든지, 법무부 장관 스스로 사퇴하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월 관련 사건 고발장을 접수한 뒤 8개월째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은 만약 특임검사가 임명되지 않는다면 국회 차원의 특별검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추 장관 측은 이날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보고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추)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는 사건에 관해 검찰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 관계를 규명해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례 밝혔다”며 “장관은 그동안 사건과 관련해 보고를 일절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성상훈/안효주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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