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가 액티브 전략으로 운용될 수 있는지는 증권가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지수를 추종하는 기존 ETF는 매일 편입종목을 공개하도록 돼 있는데,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매일 사고파는 종목이 공개되면 투자자들의 추종 매매를 자극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같은 애로사항을 감안해 주식형 액티브 ETF에 대해서 ‘편입 종목을 분기 단위로만 공개해도 된다’고 허용했다. 올해 3월부터 아메리칸센추리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클리어브리지자산운용 등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8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는 8개의 액티브 ETF가 상장돼 있다.
일부 액티브ETF는 동일 섹터 ETF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아메리칸센추리의 ‘아메리칸센추리 포커스 다이내믹 성장주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2.73%에 달한다. 같은 성장주 ETF인 아이셰어즈 코어 S&P 미국 성장주 ETF(3개월 수익률 11.12%)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피델리티 블루칩 성장주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2%에 달한다. 이 펀드는 6월 3일 상장해서 최근 출시 3개월을 맞았다. 같은 비교 대상인 ‘아이셰어즈 글로벌 100 ETF’의 3개월 수익률은 11.48%에 그쳤다. 팩트셋에 따르면 8개의 액티브 ETF 중 6개가 동일 섹터 내 대표 ETF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9~10월 액티브 주식형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해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ETF 모두 ‘완전한’ 액티브 ETF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매니저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투자 종목을 고르고, 리서치센터 등에서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큰 틀에서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가 펀드를 운용하는 미국 액티브 ETF와 다르다는 얘기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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