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보고서는 뉴딜펀드가 도덕적 해이와 구축효과(Crowding-out)를 조장하는 전통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뉴딜펀드에서 제외된 기업들은 오히려 정부와 민간 모두에서 투자기회를 잃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뉴딜펀드가 시장의 버블(거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리포트를 쓴 폴 최 CLSA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크게 오른 배터리 바이오 게임 인터넷(BBIG) 업종을 끌어올리기 위해 버블을 키우는데 정부가 선봉에 섰다"며 "우리 모두 버블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펀드매니저들에게 "조심하라"며 "대통령이 당신의 경쟁자라는 것을 주의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딜펀드가 사실상 원금보장형이라는 점을 들면서 '세금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는 펀드매니저'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다.
최 센터장은 그동안에도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적 리포트를 꾸준히 내왔다. 지난 3월말 선보인 '문 지지자들의 심중(Inside the minds of Moon supporters)'이라는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부작용 많은 정책에도 문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히 높아 해외투자자들이 어리둥절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정부의 사회주의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의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시장이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에는 '규제공화국(Regulation republic)'이라는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사회주의'로 규정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최 센터장은 강력한 규제가 시장을 망치고,기업을 떠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늘어나는 규제와 사회주의정책으로 돈과 사업, 일자리가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주식 시장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낮고, 경기순환 사이클상 바닥에 있지만 정부 규제란 리스크(위험)가 있는 한 시장 상승이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지난해 7월 29일에는 아시아 시장과 한국시장의 디커플링을 설명하며 국내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강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최 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비관주의는 정부의 반자본주의 정책과 외교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며 "코스피 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은 0.8배 수준으로 극단적으로 저평가돼있지만 정부가 정책 스탠스를 바꾸지 않으면 국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CLSA 보고서가 나온 7월 29일과 12월 19일 대비 코스피지수(7일 종가기준)는 각각 17.5%,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니케이225지수는 각각 -3.2%, 6.8%의 수익율을 기록했다. CLSA본사가 있는 홍콩 시장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각각 9.4%, 11.1% 하락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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