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웅' 정은경,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에…12일 출범

입력 2020-09-08 15:18   수정 2020-09-08 15:20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2일 보건복지부의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다. 초대 청장(차관급)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오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에 정은경 본부장을 임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정은경 본부장의 임명을 두고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은 방역 최일선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 보건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정은경 본부장은 '슈퍼청'으로도 불리는 질병관리청을 이끌며 감염병 대응 총괄 수장의 역할을 하게 됐다.

2004년 질병관리본부 출범 이후 16년만
질병관리청 출범은 2004년 질병관리본부 신설 후 16년 만이다. 정부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질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질병 콘트롤타워' 구축 필요성이 커지자 국립보건원을 확대 개편해 질병관리본부를 출범시켰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독자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이 없는 질병관리본부만으로는 감염병 연구, 역학조사관 인력 확충을 할 수 없는 만큼 감염병 대응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복지부의 반대로 무산됐고,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2017년 6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이 역시 복지부의 반대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좌절됐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질병관리청 격상은 급물살을 탔다. 여당과 야당은 4.15 총선 공약으로 질병관리청 격상을 내놨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질병관리청 승격을 공식화했고, 지난 6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지난달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은경, 1476명의 '슈퍼청' 이끈다…인원 42% 늘어나
우선 질병관리청은 인원과 기구 등 덩치 면에서도 기존 질병관리본부보다 훨씬 불어난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집회 금지 관련 행정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감염병 우려 상황에서의 집회 개최에 관해 법원에 의견을 제시할 권한까지 갖게 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의 정원은 1476명이다. 이는 기존 질병관리본부 시절과 비교해 무려 42%가 늘어난 인원이다. 이에 기구도 확대된다. 우선 본청에 감염병 유입·발생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종합상황실과 감염병 정보를 수집·분석해 예측하는 위기대응분석관이 신설된다. 아울러 기존 감염병관리센터는 감염병 제도를 총괄하는 감염병정책국으로, 긴급상황센터는 감염병위기대응국으로 각각 재편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우리 감염병 대응체계와 보건의료 역량이 한 차원 더 발전할 것"이라며 질병관리청 승격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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