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4131만 대로 1분기(3435만 대)보다 20.3% 증가했다. 전년 동기(4117만 대)보다도 소폭(0.3%) 늘었다. IDC는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3분기(4177만 대)와 4분기(4379만 대)에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홈 이코노미’가 활발해진 것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PC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업체들이 게임 전용 노트북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 중단으로 주춤했던 1분기 노트북 출하량이 2분기에 빠르게 회복됐다”며 “대만 ASUS 등 해외 업체들도 기업납품용·게임용 노트북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LCD를 제조하는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업체엔 주문이 몰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노트북용 LCD 출하량은 1억2088만 장으로 전년 동기(1억441만 장) 대비 15.8% 증가했다. 노트북용 패널 시장은 중국 BOE(7월 점유율 25.1%), 대만 이노룩스(23.9%), 대만 AUO(22.2%), LG디스플레이(16.5%) 등이 주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7월 노트북 패널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호황은 반도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PC D램 범용제품 현물가격은 개당 2.81달러로 한 주간 8.5% 올랐다. 중국 화웨이의 재고 쌓기용 대량 주문과 함께 노트북 및 PC 생산 증가가 현물가격 반등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 반도체 전문 업체들도 노트북용 프로세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 분위기에 올라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8cx 5G’ 칩을 출시하고 인텔, AMD 등에 도전장을 낸 퀄컴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내년 이후 노트북 시장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IDC는 내년 노트북 출하량이 1조6988만 대로 올해(1조6123만 대)보다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노트북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며 내년 ‘수요 공백’을 예상하는 신중론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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