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자사 콘솔 게임기인 ‘스위치’(사진) 생산량을 지난달 초에 이어 재차 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기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닌텐도가 올 회계연도 생산량 목표를 3000만대까지 올리고 최근 조립 파트너사 등에 스위치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닌텐도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닌텐도 스위치는 각국에서 게임 콘텐츠 '애니멀크로싱(한국 출시명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폭증했다. 닌텐도는 지난달 초 올해 생산 목표를 2500만대로 늘렸으나 수요 상승세가 이어지자 목표랑을 더 끌어올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립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120%로 올린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게임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스위치 공급량이 아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연말엔 스위치 판매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 3월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는 올해 2분기(4~6월)에 570만대 가량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수준이다. 나온지 3년 가량 된 게임기의 수요가 확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앞서 닌텐도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봉쇄 조치를 내려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급증하자 게임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중 특히 인기를 끈 동물의 숲은 이용자간 상호 작용을 할 수 있어 미국 등지에서 신규 이용자가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물의 숲 인기가 세계적으로 급증하자 평소 게임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신규 수요를 더했다"며 "작년 말 나온 스위치 라이트 모델도 게임기 잠재 고객층을 넓혔다"고 분석했다.
닌텐도는 내년 중 스위치의 업그레이드 모델을 출시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외부 게임개발자 일부에 따르면 닌텐도는 게임을 4K 해상도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며 차기 스위치 모델이 4K 그래픽을 지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닌텐도는 스위치 인기에 힘입어 2분기 연결 결산 순이익이 1064억엔(약 1조2000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6.4배에 이른다. WSJ에 따르면 닌텐도의 올 2분기 이익은 닌텐도 Wii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2008년 이후 최고치다.
닌텐도 주식은 이날 일본 증시에서 주당 5만7880엔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1.49% 올랐다. 지난 3월16일 코로나19 충격에 의한 저점(주당 3만2950엔) 대비 76%가량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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