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부동산사업 자회사인 하림산업은 지난달 말 서울시에 이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 전국 대도시 권역의 낙후된 물류시설을 현대화하는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을 발표한 지 6년 만이다. 전국 대도시 여섯 곳에 첨단물류단지를 설치해 물류 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서울시가 정부의 관련법 개정에 맞춰 지난 7월 물류단지 지정 조례를 발표하면서 땅 소유주인 하림산업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하림산업은 지하에 화물 차량이 출입할 수 있는 유통물류 시설을 두고 지상에는 업무시설, 컨벤션, 공연장, 판매·숙박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동원해 포장지와 쓰레기, 재고를 대폭 줄인 물류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밝혔다. 택배 포장 없이도 원 제품을 손상 없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은 “새 물류단지는 과다포장, 복잡한 물류체계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 환경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될 것”이라며 “비대면 소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물류 능력을 키워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하림은 수도권 물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 이 땅을 4525억원에 사들였다. 땅 소유주이던 개발업체 파이시티가 파산하면서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던 부지였다. 교통 여건이 좋아 수도권 소비자에게 두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어 최적의 물류 거점이라고 판단했다. 신선식품을 다루는 하림은 양재동 부지가 물류거점으로 개발되면 식품 유통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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