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스토어 입점 수수료를 두고 에픽게임스에 맞소송을 진행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반독점 위반 행위'로 소송을 건 에픽게임스가 포트나이트 게임에 인앱 결제 시스템 관련 계약을 위반했다고 이날 고소했다.
애플은 에픽게임스의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입은 손실을 보상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소장에서 "에픽게임스의 소송은 돈에 관한 기본적인 의견 불일치에 불과하다"며 "에픽게임스는 '기업판 로빈훗'이 아닌 앱스토어를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가치에 대해 그저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업일 뿐"이라고 했다.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측간의 갈등은 에픽게임스가 지난달 13일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에픽게임스는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결제하지 않고 게임 내에서 '인앱 결제'를 하면 30%를 할인해주겠다는 이벤트도 열었다.
문제는 애플과 구글이 유료 애플리케이션 결제는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등을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하고 대금의 30%를 관리유지비 명목으로 떼어갔다는 점이다.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스는 이처럼 결제액의 30%를 애플·구글이 챙기는 구조에 반발해 게임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자 애플과 구글은 즉각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애플은 또 iOS와 맥 개발 툴에서도 에픽게임스를 베제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에픽게임스는 포트나이트 삭제는 물론 앞으로 애플 앱스토어용 앱을 만들 수 없고, 신규 게임 출시도 불가능하다. 미 CNBC는 "개발자 계정마저 삭제된다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에픽게임스는 이후 애플에 소송을 내면서 비상조치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 임시로 복귀시켜달라고 미 법원에 요청했지만, 이미 한 차례 기각당하며 양측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애플 등의 자사 플랫폼을 통한 인앱결제 강제는 그간 '통행세'로 불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애플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앱스토어를 통한 인앱결제로만 전세계에서 약 46조4100억원(390억달러) 가까이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은 자신들이 거둬들이는 30%는 다른 앱 장터들이 물리는 액수와 똑같고, 보안이나 소비자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수수료 징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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