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기세등등…BTS 빌보드 2주연속 1위, 블랙핑크는 13위

입력 2020-09-09 11:42   수정 2020-09-09 13:07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에 2주 연속 올라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블랙핑크도 '아이스크림'으로 '핫100' 13위에 데뷔해 K팝 걸그룹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빌보드는 8일(이하 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발매 첫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빌보드 역사를 통틀어 '핫 100'에 1위로 데뷔한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등 43곡뿐이다. 특히 2주 연속으로 정상을 유지한 곡은 이 중에서도 20곡에 불과하다.

'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하는 차트다.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이 팬덤들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 반면 '핫100'은 미국 대중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비영어권 곡에 장벽이 높은 차트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발매 1주차인 지난주 '핫 100' 차트에서 한국 가수 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른 바 있다.빌보드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2주 차(8월 28일∼9월 3일)에 미국에서 스트리밍 1750만 회, 다운로드 18만2000 건을 기록했다. 2주 연속으로 18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곡은 2016년 9월 듀오 체인스모커스와 할시의 '클로저'(Closer) 이후 4년여 만이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수치는 지난주보다 각각 49%와 31% 감소했지만, 전통적 매체인 라디오 방송 횟수는 더 늘었다. 라디오 방송은 미국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비영어곡은 채택되기 어렵다.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곡인 '다이너마이트'는 라디오 방송 횟수로 산정하는 빌보드 '팝 송스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지난 주 20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주 18위로 올라서며 역대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어덜트 팝송' 라디오 차트에도 방탄소년단 곡으로는 처음으로 진입(29위)했다.'다이너마이트'를 들은 라디오 청취자는 1600만명(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기준)으로 직전 주(1160만명)보다 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빌보드는 'Dynamite'가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이유로 리믹스 버전들을 꼽았다. 지난달 28일 발매된 풀사이드(Poolside)와 트로피컬(Tropical) 리믹스 버전을 언급하며 "두 곡은 8월 21일 발매된 오리지널 버전을 비롯해 EDM, 어쿠스틱(Acoustic) 리믹스 버전과 더불어 'Dynamite'의 2주 차 스트리밍에 힘을 실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과는 '다이너마이트'가 미국 팝 시장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며 대중적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이너마이트'는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복고적 디스코 팝 장르의 곡이어서 미국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트위터에 '우리 아미(방탄소년단 팬) 상 받았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환호하는 영상을 올려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팀워크가 꿈을 실현시킨다'(teamwork makes the dream work)는 글도 올렸다.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는 이번 성과에 대해 "BTS는 글로벌 음악 산업 시장에서 기록을 깨고 있다"며 "역사를 만드는 방법을 아는 그룹"이라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은 "믿기지 않는 2주 연속 빌보드 핫 100 1위"라며 "전세계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사랑해주신 아미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는 10일 NBC 투데이 '시티 뮤직 시리즈'와 17일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해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선보인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작업한 신곡 '아이스크림'(Ice Cream)은 이날 빌보드 '핫100 '차트 13위에 올랐다. K팝 걸그룹 사상 최고 순위다. 블랙핑크의 기존 '핫 100' 최고 순위는 지난 6월 발매한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과 레이디 가가 곡에 피처링한 '사워 캔디'가 공동으로 기록한 33위였다.

빌보드에 따르면 '핫 100' 40위권에 3곡을 연속으로 올려놓은 여성그룹은 미국 인기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피프스 하모니'는 2015∼2016년에 4곡을 연속으로 '핫 100' 40위권에 진입시킨 바 있다. '아이스크림'은 발매 첫 주 미국에서 스트리밍 1830만 회를 기록했다. 다운로드는 2만3000 건을 기록하며 최신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2위에 올랐다. 라디오 방송 횟수를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는 32위를 기록했다. 청취자는 510만명으로 집계됐다.

'아이스크림'은 밝고 상큼한 사운드와 독특한 곡 구성이 돋보이는 댄스 팝 장르 곡이다. 피처링에 참여한 고메즈뿐만 아니라 블랙핑크 멤버 전원이 영어로 대부분의 가사를 소화했다. 한국어 가사는 곡 중반부에 나오는 랩 파트가 유일하다.

.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과 '아이스크림' 등이 수록된 첫 정규앨범 '디 앨범'(THE ALBUM)을 다음 달 2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앨범은 지난달 28일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 6일 만에 선주문량 80만 장을 넘어서 국내 걸그룹 최다 앨범 판매량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음악기획사 관계자는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K팝의 영향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남성그룹뿐 아니라 여성그룹도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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