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군함과 잠수함 공격이 주임무인 3200t급 한국형 구축함(destroyer) '양만춘함'의 잠수함 탐지능력과 전투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이를 실어나를 대형 잠수함 개발이 완료 단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한 조치다.
방위사업청은 9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양만춘함의 성능을 개량해 해군에 인도한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1998년 실전에 배치돼 해역함대 지휘함 임무를 수행 중인 한국형 구축함 3척의 성능 개량 사업을 2016년 9월 착수했다. 노후한 전투체계와 센서 등을 업그레이드하는 해군 수상함 최초의 성능개량 사업이다.
양만춘함은 성능개량 1번함으로 최근 시험평가를 마무리했다.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장비로 교체했다. 표적 관리능력은 기존보다 3배 이상, 정보처리 속도는 100배 이상 빨라졌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특히 대(對) 잠수함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중 레이더 역할을 하는 선 배열 예인 소나(Towed Array Sonar System)를 최신 호위함에서 운용 중인 장비로 교체해 수중 표적 탐지 및 추적 성능을 끌어올렸다.
양만춘함은 길이 135m, 너비 14m로 최대 탑승인원은 286명이다. 127mm 주포, 대함유도미사일, 함대공미사일, K-744 어뢰를 탑재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로 비용 절감은 물론 정비 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양만춘함에 이어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성능을 개량해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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