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추석 전에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양육비를 일괄 지급한다. 자녀 1인당 20만원씩 현금으로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가정당 양육비 부담이 커졌다고 판단해서다.
9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아동 돌봄지원'을 포함한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10일 발표한다.
정부는 우선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둔 가정에 20만원의 양육비를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 1인당 20만원씩 지급하는데 총 1조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만 12세 이하 아동은 553만명이다.
정부는 또 손쉽게 쓸 수 있게 하기 위해 신용카드 포인트나 상품권이 아닌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현금은 각 가정의 스쿨뱅킹 계좌로 지급한다. 스쿨뱅킹 계좌는 개인별로 초·중·고등학교에 수업료나 급식비를 납부하는 계좌다.
정부는 당초 7세미만 아동이나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지원 대상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온라인 수업 기간이 길어져 모든 초등학생 자녀 가정의 양육 부담이 커지자 양육비 대상을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연장으로 오는 20일까지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실시한다. 이 기간까지 수도권 지역 300인 이상 대형학원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 수도권 이외 지역 학교는 제한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또 초기에 신용카드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신속성과 편의성 등을 고려해 현금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고등학생에 비해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돌보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초등학생 이하로 양육비 지원 대상을 정했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지급하기 위해 현금 제공으로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4월 9212억원을 투입해 7세 미만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40만원 상당의 ‘아동돌봄쿠폰’을 제공했다. 당시 1차로 177만명에게 신용카드 포인트로 지급한 뒤 카드정보 보완이 필요한 5만명에게 2차로 포인트를 제공했다. 카드가 없거나 카드 수령을 원하지 않는 8만명에겐 종이상품권으로 주면서 지급을 끝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와함께 당시 카드포인트 형태로 준 아동돌봄쿠폰은 지난 5월 전 국민 대상으로 지급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처럼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 일부 가맹점에서 쓸 수 없는 게 단점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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