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의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이 정기국회의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야당과 언론들이 서씨의 위법 및 부도덕한 행위 등을 샅샅이 뒤지고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전임 장관 시절 벌어진 ‘조국 사태’의 판박이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감사를 앞둔 야당은 내심 ‘쾌재’를 부르지만 여당은 추석 민심이 악화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가 지난 7일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추 장관의 입장을 공개한 후, 야당 측 의원들의 전투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추 장관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수사진의 인사권을 갖고 있어 현직에서 물러나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추 장관은 이런 관측을 일축한 셈이다. 언론과 정치 관련 유투브들도 관련 사건을 연일 크게 다루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 갈래는 크게 △휴가를 내는 과정의 특혜 여부△부당한 청탁의 여부 △검찰의 축소 수사 여부 등 세 가지다. 특히 이번 사건이 최근 여러 언론에서 부각되면서 서씨의 지인과 부대원들의 제보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국민의힘 측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유투브 등에서 ‘추 장관의 아들이 3차 병가를 낼 당시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복귀 시간을 놓쳐 결국 미복귀 상태가 됐다’는 제보를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제보자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가로세로연구소는 “서씨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부대에 복귀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은 이후 한달여동안 쏟아졌다. 당시의 당직사병이 서씨에게 ‘부대에 복귀하라’고 전화를 했더니 “너무 당연하게 집이라고 하더라”고 폭로했지만, 서 씨는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접속 기록이나 서씨의 친구들만 살펴봐도 진위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며 “여당 대표 또는 보좌관의 압력(청탁)으로 군무이탈(탈영)죄가 휴가로 바뀐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당시 서씨가 속한 미 8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 소속 전·현직 장교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간부들을 국회에 불러 주요 핵심 증인의 진술이 누락됐다는 ‘축소수사’ 의혹 등도 따져 물을 계획이다.
이런 야당을 바라보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은 착찹하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군복무 회피도 아니고 단순한 휴가 문제가 침소봉대되고 있다”면서도 “정부나 당 운영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사건의 경중보다는 추 장관의 국회 답변 태도가 일을 키웠다”며 “앞으로 여론의 추이와 검찰 수사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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