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세계 첫 AI용광로…철강 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온다

입력 2020-09-10 15:12   수정 2020-09-10 15:14

포스코는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이른바 ‘AI 제철소’로 탈바꿈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AI 기술을 토대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공급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철강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자체 개발했다. 포스프레임은 주문 투입 단계부터 제품 출하까지 여러 공정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특성의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조업경험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접목했다.

포스코는 포항 2고로를 비롯해 최근 2차 개수를 마치고 조업을 재개한 광양 3고로 등 포항과 광양에 2기씩 4기의 AI 고로를 가동하고 있다. AI 용광로는 수많은 변수와 케이스를 스스로 학습하고, 연료와 원료의 성분과 용광로 상태를 스스로 점검한다. 조업 결과를 예측한 뒤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의 AI 용광로는 하루 용선(쇳물) 생산량을 240t가량 늘렸다. 1년간 8만5000t의 쇳물을 더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중형 승용차를 연간 8만5000대 더 제작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지난 7월엔 세계 최초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 자동조업이 가능한 통합운전실을 구축했다. 통합운전실은 가열, 압연, 냉각, 권취(코일 형태로 감는 작업) 4단계 열연 공정을 한 장소에서 통제할 수 있어 작업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통합운전실 구축을 통해 품질 편차를 줄이고 제품 손실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관찰하고 관리했던 원료 재고 분석에는 드론을 도입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에는 2.73㎢의 원료야드가 있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드넓은 원료야드를 이전엔 사람이 직접 관찰하고 관리해 재고 측정에 1시간20분, 재고 분석엔 4시간이 소요됐다. 포스코는 드론을 도입해 재고 측정시간을 20분으로 줄였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해 재고 분석시간도 1시간으로 단축했다. 드론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협소한 곳까지 정밀하게 점검하고 추적해 재고 현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포스코의 이 같은 AI 제철소로의 변신은 국제사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2019년 중국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국내 기업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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