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또 한 번 주가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역대 3분기 중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대우 삼성 DB금융 유진 KB 키움 등 6개 증권사가 LG전자 목표 주가를 10만5000~1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LG전자가 3분기 컨센서스(시장 추정치·6788억원)를 웃도는 993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실현되면 역대 3분기 중 최대 규모다.
최근 LG전자는 ‘비대면 수혜주’로 변신했다. 가전제품은 대표적인 소비재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아니었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가전제품과 TV 교체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다. ‘바이러스의 시대’에 살균 기능을 적용한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건강 관리 가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면 마케팅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월풀 등 글로벌 경쟁사가 아직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데서 오는 반사이익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가전 사업의 이익창출 능력이 극대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자를 내고 있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부품 사업도 적자폭을 줄였다. 스마트폰은 북미 지역에서 보급형 모델인 K 시리즈가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데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반사효과도 기대된다. 전장(전자부품) 사업도 2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조업에 차질을 빚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조업을 재개하고 있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GM을 전략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주문이 증가하면서 내년 전장부품 수주잔액이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처럼 업황이 회복됐을 때 시장 컨센서스보다 실적 개선폭이 가파른 기업이 주가 상승률도 높다”며 “LG화학 배터리 사업이 흑자 전환했을 때처럼 내년 전장사업 흑자 전환이 주가 상승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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