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을 선호하다 보니 입주권을 찾는 수요가 많아요. 좋은 동·층에 있는 입주권은 매물이 나오는 즉시 팔립니다.”(서울 마포구 염리동 K공인 관계자)
서울 아파트 입주권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와 입주 물량 감소가 맞물렸다. 청약 당첨 문턱까지 계속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입주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입주권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 새 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이 단지 전용 84㎡ 입주권도 지난 5일 18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7월 16억9000만원에 거래된 뒤 1억2000만원이 뛰었다. 마포구에서는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773가구) 전용 84㎡가 7월 18억4700만원에 팔려 마포구 전용 84㎡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래미안웰스트림에 이어 마포프레스티지자이도 ‘18억원 클럽’에 가입한 셈이다.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와 붙어 있어 마포구 최고 주거단지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염리동 A공인 관계자는 “실입주하겠다는 매수자들이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입주권을 사고 있다”며 “로열동과 층 매물은 호가가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1703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9억7500만원에 입주권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집들이를 한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 전용 59㎡ 최고가(8억8900만원)보다 8000만원 이상 비싸게 팔렸다.
내년 1월 입주하는 양천구 신정동 ‘래미안 목동아델리체’(1497가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6일 15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7월 14억9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오는 29일부터 입주하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전용 96㎡ 입주권은 지난 3일 31억8000만원에 실거래돼 30억원대를 돌파했다.
또 조합원들에게는 층·향·동이 좋은 곳이 우선 배정되기 때문에 로열동·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입주권은 일반분양을 받는 것보다 단기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입주권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5120가구에 그쳤다. 올해 입주 물량(4만8692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기대를 모은 정부의 사전청약 계획에서도 용산역 정비창(3000가구) 정도를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대단지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 서울 도심에서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새 아파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로 꽁꽁 묶인 재건축을 통한 신규 공급도 기대하기 힘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에서 올해 세 번째 만점(84점) 청약통장이 나오는 등 청약 당첨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주권의 희소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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