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자하면 의결권 더 줍니다"

입력 2020-09-10 17:39   수정 2020-09-11 02:37

미국에 장기간 주식을 보유하면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증권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장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장기증권거래소(LTSE: The Long-Term Stock Exchange)가 9일(현지시간) 운영을 시작했다. 장기증권거래소는 미래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거래소가 필요하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새로운 개념의 거래소다. 기업의 미래를 보고 주식을 사는 장기투자자를 공략하는 게 목적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5월 LTSE의 증권거래소 설립 신청을 승인했다. LTSE는 스타트업의 장기적인 육성과 이를 통한 투자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LTSE는 미국 내 기존 증권거래소와 달리 스타트업들이 장기적인 전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 발표를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했다. 또 주주들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더 많은 의결권을 보장하고, 다른 증권거래소에의 이중상장도 허용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LTSE는 10명의 이사회 멤버 가운데 8명을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을 택했다. LTSE 설립을 주도한 린스타트업의 창시자 에릭 리스는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하기 위한 거래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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