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바구니 물가 '비상'…사과 56%·배추 21% 뛴다

입력 2020-09-11 13:53   수정 2020-09-11 13:55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올해 추석 소비자들의 한숨이 커질 전망이다. 올 추석 농축산물 수급 여건이 악화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추석 성수기(17~30일) 농산물 출하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사과와 배, 한우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봄철 냉해로 과수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여름에는 역대 최장기간에 걸쳐 장마가 이어져 주요 농산물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보면 추석 성수기 사과의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한 5만7000t 내외로 추산됐다. 출하량 감소로 홍로사과 상품 기준 5㎏ 한상자당 평균 도매가격은 56.1% 뛴 3만6000∼4만원으로 예측됐다. 봄철 냉해, 여름철 긴 장마의 영향으로 생리장해 발생이 증가한데다 기형과일 발생도 늘어 '상품'의 비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배 역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저온 및 태풍 피해와 장마 이후 병해충 증가로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5.1% 적은 5만4000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성수기 신고배 상품 7.5㎏ 한상자당 도매가격은 34.2% 뛴 3만∼3만3000원으로 관측됐다.

반면 감은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늦어 지난해 출하된 서촌조생뿐만 아니라 조·중생종과 만생종 품종까지 출하가 가능한 덕이다. 이에 서촌조생감 상품 10㎏ 한상자당 평균 도매가격은 72.0% 떨어진 1만5000∼1만8000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급등세를 보인 배추와 무는 추석 성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배추는 출하면적과 단수가 줄면서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4%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추석 2주 전부터 고랭지배추 출하량이 늘어나지만 10㎏당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은 지난해보다 21.8% 뛴 1만3000원 내외로 전망된다.

무 역시 가격 상승이 예견됐다. 추석 2주 전부터 고랭지무 출하량이 늘겠지만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7%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20㎏ 도매가격은 4.2% 오른 1만6000원으로 예상된다.

축산물의 경우 추석 명절 수요가 많은 한우를 중심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추석 성수기 한우 도축량은 5만3000∼5만4000마리로 지난해보다 2∼4%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하고 가격 상승폭이 큰 과일 대신 한우 선물세트 수요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kg당 전체 평균 도매가격은 8.0% 가량 오른 2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등급판정 마릿수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8.4∼3.9% 하락한 ㎏당 4100∼4300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원은 "비육돈 사육은 감소하겠지만 이른 추석으로 고온에 의한 출하 지연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보다 돼지고기 생산량은 0.4~1.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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