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LG전자, 고급 브랜드 전략 만개…삼성·월풀 압도"

입력 2020-09-12 07:44   수정 2020-09-12 08:01



LG전자가 최고급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앞세워 백색가전 부문의 수익력에서 전세계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자 조간 아시아비즈니스면 톱뉴스로 LG전자 가전 부문을 할애해 "유럽시장에서 LG전자 가전은 일본 브랜드에 비해 고급 가전제품으로 인식돼 있다"며 "고급 브랜드 전략이 미국과 유럽에서 만개하면서 가전 부분의 영업이익률이 경쟁사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해 LG전자 가전부문의 영업이익률은 9.3%로 숙적 삼성전자(5.8%)와 이익률이 높은 브랜드로 알려진 미국 월풀(5.5%), 세계 최대 가전 기업인 중국 하이얼(4%)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었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2%를 넘어섰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이 9.5~10.5%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IFA'에서 삼성전자와 소니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출품을 보류한 반면 LG전자는 신형 스타일러 등 최신 가전을 소개했다.

고급 브랜드 전략과 핵심 부품을 자체생산하면서 축적한 개발력이 LG전자의 주요 수익원으로 백색가전이 자리잡은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2016년 설립한 시그니처의 고급 이미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판로를 좁히는 역발상을 했다. 할인가에 대량으로 제품을 파는 양판점을 피하는 대신 미국 블루밍데일즈, 영국 존 루이스 등 고급 백화점과 손잡고 영업점내 시그니처 특설매장을 설치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먹혀들면서 시그니처 냉장고와 세탁기는 각각 70만엔(약 782만원), 40만엔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모터와 공기 압축기 등 핵심부품을 자체제작하고 10년 무상수리보증을 내세운 전략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품 내제화는 LG전자 개발력의 원천이 됐다. LG전자는 건조기와 식기세척기에 사용되는 스팀 관련 기술특허를 1000건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 축적이 히트상품인 스타일러 개발로 이어졌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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