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문자와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등록 외국인과 관내 거주 재외동포 등 9만5000여 가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재난 긴급생활비' 지급을 결정하자 이 같은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13일 서울시 민원 사이트에는 자신을 거주 외국인이라고 밝힌 작성자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외국인 재난생활비 신청을 대행해 준다며 계좌 번호와 연락처를 요구하는 전화가 왔다"면서 "(보이스피싱 위험이 내국인보다 취약한) 외국인 특성상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개인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시에서 진행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이런 연락을 받은 외국인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을 공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건의했다.
실제 다수의 외국인이 이처럼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문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몽골 출신 A 씨는 "(계좌번호 등을 보내려다) 미심쩍은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본 뒤 바로 삭제했다"면서 "비슷한 연락을 받았다고 털어놓는 외국인 지인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긴급 재난생활비 수급 대상자로 선정된 파키스탄 출신 B 씨 역시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연락을 받았다는 증언이 잇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지자체에서 '지급 신청은 본인만 가능하고, 공공기관에서는 그런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는 알림 문자를 보내줘서 다행히 넘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공서가 유선상으로 계좌번호나 개인정보 등을 요구할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생활비 지급 대상자에게 주의 문자를 보냈고, 다문화센터 홈페이지 등에 대응 요령 등을 공지했다"면서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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