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구조적 성장주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기적인 업종 리밸런싱을 진행한다면 성장주 투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홍성철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4본부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착화된 저성장 시대에는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구조적인 성장주가 장기적으로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으며 리스크는 낮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공모펀드 외에도 연기금 및 대형 보험사의 일임형 자금을 포함해 1조원가량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마이다스글로벌블루칩은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누적 수익률 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국내 멀티에셋 펀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다. 주식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멀티에셋 펀드임에도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에프앤가이드 기준 올 들어 6.6%)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홍 본부장은 “연초에는 변동성이 낮고 가격 메리트가 높은 우량 배당주와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가, 4월 이후 반등장에서 코로나 이후 변화할 세상에서 실질적인 수혜가 가능한 비대면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대표 성장주에 집중 투자한 것이 높은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주도주 지위가 기술성장주에서 자유소비재 등 실물경기 섹터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7월 이후 선제적으로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와 테슬라로 대표되는 미국의 기술성장주는 4월 상승장 이후 약 넉 달 동안 질주를 이어가다가 이달 들어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 25.48%, 애플은 12.05% 하락했다.
홍 본부장은 “기술주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고 보고 두 달 동안 포트폴리오의 20%가량을 회수했다”며 “저점에서 매수한 장기투자자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지금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면 소비재 등 경기 재개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의 성장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재 업종 내 성장주의 사례로 룰루레몬과 디즈니 등을 꼽았다.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기업들일수록 내년에는 실적 기저효과와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덕분에 주가의 상승 탄력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투자 리스크를 축소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금과 리츠를 추천했다. 홍 본부장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채권은 현재 시점에서는 기대수익률이 너무 낮아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없는 수준”이라며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금 및 금 산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싱가포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리츠는 미국 리츠보다 배당수익률이 높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핵심 투자자(앵커)로 있어 주가가 안정적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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