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 등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비금융회사가 두 개 영역 이상에서 사실상 금융업을 하면 금융지주회사 면허를 받도록 하며 최소자본금 요건도 도입한다.
중국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원은 11월1일부터 이런 내용의 금융규제를 실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은행 업무를 하는 금융자산 5000억위안(약 87조원) 이상인 기업과, 은행업을 하지 않는 금융자산 1000억위안(약 17조3500억원) 이상인 기업에 적용된다.
이 기준에 들어가는 기업이 규제당국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허가를 받지 못하면 금융회사 지분을 팔거나 경영권을 포기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부실 채무가 늘어나자 경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8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앤트파이낸셜과 헝다그룹, 하이난항공그룹, 상하이에 기반을 둔 푸싱국제그룹 등을 금융회사로 지정하고 관리에 들어갔다. 이 대기업들이 국가 자금 흐름에서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인민은행은 대기업들이 금융업의 다양한 영역에 진출해 융합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규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규제 대상이 된 금융지주회사들은 자본금을 최소 50억위안(약 8700억원) 확보해야 하며, 자본금으로 산하 금융 자회사들의 자본 합계의 50%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
앤트파이낸셜은 최근 수년 간 소비자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알리페이라는 독자 결제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며 온라인 은행도 보유하고 있다. 보험업과 자산관리업에도 진출해 있다.
앤트파이낸셜은 규제 강화에 대비해 본사(항저우)가 있는 저장성에 금융지주사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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