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에게 성교육은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
13일에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내 아이와 툭 터놓고 성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논해본다.
성에 대해 관심 없을 것 같은 우리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성’에 대해 묻기 시작한다. 부모들은 갑작스런 아이의 질문에 머리는 백지장처럼 하얘지고 쿵쿵 뛰는 가슴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자녀 성교육’은 자녀와 하기엔 어색하고 불편한 대화지만 피할 수는 없다.
"아들이 ‘아빠는 첫 경험 언제 했어?’ 질문을 한 적이 있었어요. 순간 당황해서 아이에게 경험이 없다고 대답했어요" 형제 아빠 이철기 씨의 말이다. 남매 엄마 김남미 씨는 “아이가 4학년 때였어요. 아기는 어떻게 태어난 거냐고 묻는데. 못 들은 척했어요. 뭐라고 말할 게 없더라고요”라고 말한다.
지난 4월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검거 피의자 309명 중 94명이 10대 아동·청소년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피해자 118명 중 58명이 10대 아동 청소년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청소년 관련 성범죄가 급증하는 대한민국에 대해 전문가들이 말하는 원인은 '성교육의 부재'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내 아이가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한 그림책이 논란이 되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정한 초등학교 성교육 권장 도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라는 책이다. 구체적인 성행위 묘사와 선정적인 그림이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성적 호기심을 부추길 수 있다고 문제가 제기되었다.
국회에서 논란 이후 이 그림책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해당 그림책에 관한 게시 글이 올라오자, 여론의 논란이 거세졌고 결국 여성가족부에서 이 책을 전량 회수하기로 하였다.
이 그림책은 1971년 덴마크에서 출판된 3세 이상 아동을 위한 성교육 도서이다. 덴마크에서 문화부 아동 도서 상을 받고 외국어로 출판 되는 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어른들이 보기엔 선정적이고 아이들에겐 위험할 것 같은 그림책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알아봤다.
“교과서보다 더 체계적이고 내용 정리도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교육용 서적으로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을 처음 본 중·고등학생들, 생각지도 못한 얘기들을 쏟아냈다. 정말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면 불필요한 성적 호기심이 생기고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는지 생각해 본다. 아기는 ‘다리 밑에서 데려오고, 황새가 물어다 준다’ 알고 자란 부모들은 내 자녀에게 어떻게 어디까지 ‘성’을 말해 주어야 할지 어렵기만 하다.
외동딸 엄마 전미경 씨는 "중학생 딸이 ‘엄마 남자친구 사귀면 어디까지 허락할 거야.’ 묻는데. 어디까지 얘기해주는 게 맞는 건지 그런 거는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태죠. 왜냐하면, 우리도 배우지 않았으니까"라고 토로한다.
"어른들이 성을 자꾸 섹스라고만 생각한다니까요. 성행위. 성교육은 사회 속의 나와의 관계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하는 인성교육 어떻게 보면 사람 교육이죠. 사람 교육" 대한성학회 배정원 회장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성을 '성기 중심'의 성관계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녀 성교육이 쑥스럽고 민망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부모들의 이러한 고민을 위해 'SBS스페셜'에서 부모 性 학교를 열었다. 친구 같은 아빠지만 아들의 성지식 수준을 알 수 없어 답답한 아빠, 부쩍 이성과 외모에 관심이 커진 딸 때문에 고민이 많은 엄마, 아직 어리지만 곧 사춘기에 접어들 아들을 위해 성교육에 대해 알고 싶은 엄마, 그리고 어린 세 딸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 싶은 엄마 아빠까지 ‘성’에 대해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진 대한민국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모들을 위해 성교육 전문가들이 조언한 '자녀 성교육 팁' 은 무엇인지 13일 일요일 밤 11시 5분 'SBS스페셜'에서 공개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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