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 6개월간 전국 70개 주유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의 주유소는 1만1384개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하기 전인 지난 3월 1일(1만1454개)보다 70개가 줄었다. 지난해 폐업한 주유소 수(80개)와 맞먹는 곳이 불과 6개월 만에 문을 닫은 것이다.
영업을 접는 주유소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긴 장마가 겹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휘발유·경유 등 주유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줄었다. 휘발유(-0.38%), 경유(-3.25%) 등이다. 관광객이 줄면서 관광버스 운행 등이 감소해 경유 수요는 더 많이 줄었다. 7월 휘발유(차량판매용)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89% 늘었지만, 경유는 4.57% 감소했다.
주유소는 대부분 폐업 대신 휴업을 택하고 있다. 폐업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주유소는 큰 기름 탱크를 갖춰야 하므로 주유소를 접을 때는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한다. 여기에 시설 철거비까지 합치면 주유소 한 곳당 폐업 비용이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방 도로변에 영업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는 '흉물' 주유소가 늘어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제조합을 통해 이런 비용 부담을 덜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는 폐업 주유소 철거와 정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주유소 경영난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정부의 직접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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