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의 신용도가 대규모 중간배당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1일 "기업어음 정기 평가 시점에 SK E&S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SK E&S의 중간배당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일부 희석시킨다는 이유에서다.
SK E&S는 지난 9일 중간배당을 발표했다. 배당 규모는 5048억원이다. SK E&S가 최근 2년간 주주들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2조원에 달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중간배당은 중국 민영 가스 업체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 지분 매각 이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분 매각을 통해 총 1조8101억원의 매각 대금이 유입됐는데 이번 결정으로 28%가량이 유출된다"고 평가했다. 매각 차익 발생에 따른 법인세 부담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유출 비중은 더 크다는 설명이다.
SK E&S는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2.5배, 차입금의존도 40.8%로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의 일부를 충족한 상태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향후 투자계획의 수정 여부, 영업실적 추이, 재무구조 개선 수준 등을 관찰해 SK E&S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SK E&S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AA+를 부여한 상태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0일 SK E&S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BBB-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S&P는 SK E&S의 연 이은 대규모 배당에 따른 현금 유출이 재무구조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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