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강원지부는 14일 성명을 통해 "올해만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숨졌다"며 "과중 노동의 실태가 드러났음에도 택배사들은 추석 특송기간에 인력 추가 없이 노동자들을 현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 물량이 본격적으로 몰리는 이날까지도 권고안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권고안은 최소한의 노동자 보호조치며 사업장은 분류 작업에 추가 인원을 즉각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 북광주·남광주지회는 지난 4일 "7일부터 택배 노동자의 고유업무인 집·배송 업무만을 하기 위해 분류 작업을 거부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과 집화만 한다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진 장시간 노동을 그나마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는 회사가 해야 할 분류 업무를 택배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공개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821명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으로 나타났다. 택배 노동자들은 월평균 458만 7000원을 벌지만 대리점에 내는 각종 수수료와 차량 보험료, 차량 월 할부 비용 등을 지출해야 한다. 이 비용을 다 빼고 남는 돈은 234만 6000원이었다.
아울러 택배노동자들은 업무 중 43%를 물량 분류작업에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기사들은 배달이 이뤄진 건별로 수수료를 받기에 분류작업에 대한 보상을 따로 받지 않는다. 분류작업에 시간을 쏟느라 배달 시간이 부족해 25.6%의 택배노동자는 식사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물량증가 비율이 이미 30% 수준에 육박했으며 추석특수엔 50%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며 "분류 인원을 즉각 투입하는 것만이 유일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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