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아기 간식 먹느라 마스크 내렸다가…비행기서 '강제 하차'

입력 2020-09-15 11:22   수정 2020-09-15 11:24

기내에서 간식을 먹이려고 2살 아기의 마스크를 내린 엄마가 강제 하차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시카고 현지 언론은 조디 데그얀스키(34)라는 여성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시카고행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를 탑승했다가 두 살 아들이 마스크를 벗었다는 이유로 함께 하차 조치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그얀스키는 "비행기 이륙 전 아들이 간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렸다"며 "승무원이 다가와 '아기가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곧이어 보안요원들이 와서 하차를 요구했다"며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웠지만 그들은 탑승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활주로로 이동하던 여객기는 탑승 게이트로 돌아왔고 데그얀스키는 아들과 함께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과 절차에 동의한다"면서도 "아들은 겨우 두 살이다. 먹고 마시거나 약을 먹을 때 어느정도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뒤 항공편을 다섯 차례 이용했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데그얀스키는 "당일 시카고로 돌아오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직항편이 없어 600달러(약 70만 원)를 내고 아메리칸항공 표를 다시 사야 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아기를 둔 가족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으로 여객기에서 강제 하차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달 텍사스주 미들랜드 공항에서 세 살짜리 자폐아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아이와 아이 엄마를 하차 조치했다. 또 제트블루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공항에서 두 살짜리 아기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가족 7명을 강제 하차시킨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없는 곳에서는 2세 이상이면 누구나 코와 입을 가릴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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