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랑크와 오랜 친분이 있던 장 콕토의 1928년 1인극을 오페라화한 것으로, 연인에게 버림받은 한 여인이 그 남자와 긴 통화를 하는 내용이다. 풀랑크는 간결한 신고전주의적 작풍과 유머로 유명한 작곡가였지만 ‘사람의 목소리’만은 극도로 우울한 상황을 다룬 만큼 외로움과 절망감이 45분의 공연 시간을 지배한다. 현대인, 특히 코로나19 시대의 격리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가. 노래하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수십 명의 오케스트라 반주가 필요한 것은 아이러니인데, 풀랑크가 미리 준비했던 피아노 반주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 편이 작품의 의도에 더 맞는 것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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