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개 작품 속 왼쪽과 오른쪽 건물은 실제로, 가림막의 이미지는 허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사실 이 사진 속 사물들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 디지털 부호로 이뤄진 복제물이다. 건물, 가림막, 빛, 하늘이 렌즈를 통해 들어와 작품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돼 환상적인 장면을 이뤘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이 같은 장면을 담아 진짜라고 가치를 두고 가짜라고 낮추보는 우리의 태도에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다른 프레임을 통해 보면 때론 한낱 복제품도 빛날 때가 있다. (소울아트스페이스 11월 1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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