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비밀의 공간

입력 2020-09-16 17:47   수정 2020-09-17 01:03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이 불을 밝혔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고, 궁은 화려하게 빛난다. 그런데 가운데 건물이 이상하다. 천장과 기둥 등 내부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실내 모습을 인쇄한 차단막으로 건물을 가려 놓아서 그렇다. 사진가 한성필이 수리 중인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가림막과 그 주변의 풍경을 함께 담은 ‘파사드’ 시리즈의 하나로, 사진전 ‘비밀의 공간’ 전시작이다.

사람들은 대개 작품 속 왼쪽과 오른쪽 건물은 실제로, 가림막의 이미지는 허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사실 이 사진 속 사물들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 디지털 부호로 이뤄진 복제물이다. 건물, 가림막, 빛, 하늘이 렌즈를 통해 들어와 작품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돼 환상적인 장면을 이뤘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이 같은 장면을 담아 진짜라고 가치를 두고 가짜라고 낮추보는 우리의 태도에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다른 프레임을 통해 보면 때론 한낱 복제품도 빛날 때가 있다. (소울아트스페이스 11월 1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