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상대방의 연락처만 알면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친숙해지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전국 15개 전 점포의 오프라인 매장 3700곳에서 구입한 상품을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로 선물을 보내는 방식의 '현대백화점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선물하기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들은 모바일 중심이었지만 현대백화점은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손쉽게 선물하는 방편으로 삼았다. 이 같은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국내 백화점 중 처음이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구매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 결제 후 매장 직원에게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면,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로 ‘선물 보내기’ 링크를 받는다. 여기에 선물 받을 사람의 연락처를 입력하면 수령인이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로 집주소 기입용 링크를 전달받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추석을 맞아 명절 선물세트에도 선물하기 서비스를 일부 도입한다. 홍삼, 위생제품, 통조림 등 건강식품·생활용품·가공식품 등 400여 종 상품이 대상이다. 택배 배송이 불가능한 정육·굴비·청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는 제외된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에선 11번가가 새로 참전했다.
11번가는 최근 업데이트를 실시해 주요 유·무형 상품들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해외 직접구매, 착불상품 등 일부 상품 및 카테고리를 제외한 1억개 이상의 상품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적용했다.
타사의 선물하기 서비스와 같이 상품을 골라 받는 사람을 선택하고 휴대전화번호로 수령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톡으로 선물하기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받는 사람은 배송받을 주소를 입력하거나 선물을 거부할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명절 보내기가 요구됨에 따라 11번가 선물하기를 통해 가족, 친지는 물론 고마운 분들에게 명절 선물을 쉽고 편리하게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온라인 선물 시장을 키운 것은 카카오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원에 달했다. 시장 성장과 함께 다양한 e커머스 기업이 후발주자로 등장했다. 타임커머스 티몬과 신세계 통합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쿠팡, 홈쇼핑 GS샵,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 등 다양한 유통 관련 기업들이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나섰다.
최근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속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선물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달(9월 1~14일 기준) CJ올리브영의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주문량은 전월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건강기능식품과 위생용품 등 수요가 급증했다. 가장 많이 보낸 선물 1위는 멀티 비타민·미네랄이었고, 황사 마스크와 콜라겐이 뒤를 이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명절'을 보내려는 수요 확산에 9월 ‘선물하기 서비스’ 주문량이 증가했다"며 "1~3위가 모두 건강 관련 상품이 차지했는데, 대표 선물 시즌인 지난 5월 기초화장품 세트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과 달라진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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