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온라인 유통 '빅뱅'…오프라인 마인드 버려야 '생존'

입력 2020-09-17 15:13   수정 2020-09-17 15: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유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온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 대비 16.9% 증가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점유율(57.5%)이 높아졌다. 식품 및 생활·가구 영역에서 온라인 구매가 특히 많았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품군은 식료품군이다. 품질 신뢰도와 빠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라는 무기를 앞세운 마켓컬리(새벽배송), 쿠팡(로켓프레쉬)이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도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50대 이상 소비자가 코로나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모바일·온라인 경험을 하게 되면서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올 3월 50대 이상의 신규 가입이 전년 대비 54% 늘었다. 이들의 주문 건수는 94% 증가했다. 50대 이상의 온라인 육류 구매량도 거의 다섯 배 늘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온라인 유통업체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다수의 소비재 제조업체는 고민에 빠졌다. 온라인 유통업체 의존도가 증가할수록 마케팅 기획, 판촉 자유도가 떨어지고 가격 압박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는 타 사이트에 판매되는 최저가를 자동으로 알아내는 시스템을 확보해 제조업체들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온라인 성장에 편승해 거대 온라인 유통업체에 종속될 것인지, 아니면 주도적으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기로에 놓였다.

소비재 제조사 관점에서 온라인 성장 전략을 어떻게 봐야 할까? 먼저 확고한 자사몰 포지션 확보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CJ, 동원, 대상, 풀무원 등 거의 모든 식품회사가 자사몰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유통업체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업체와 소비자 간 직접거래(D2C)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소비자 정보를 확보해 실제 고객의 요구를 직접 분석하고 마케팅 및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사몰을 강화할 땐 소비자가 찾아오게 만드는 소구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

온라인 채널 내에서도 균형적 진출 방향을 정해야 한다. 대부분 제조사는 오픈마켓, 백화점몰, 마트몰, 카카오 등 모든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직접 입점해 직영몰처럼 운영하는 형태와 대리점을 통한 위탁 입점을 병행하고 있다. 각 온라인 채널에서 전략을 차별화해야 한다. 진출 방식 측면에서는 직접 입점 운영 비중을 높일 것인지 정해야 한다.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핵심인 고객 서비스 및 물류 대응 방안을 갖춰야 한다. 고객 서비스는 단기적으로 내재화를 통해 브랜드의 선호도와 평판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명확한 가이드를 확보해 전문업체에 맡기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물류의 경우 쿠팡·마켓컬리 등 단기·새벽배송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최소한 온라인 주문에 익일 도착이 가능하도록 온라인 창고 기반의 당일 출고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과 유통업이라는 관점으로 마인드를 전환하는 것이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제조업 관점에서 접근해 별도 조직 없이 오프라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면 시장 대응 속도와 유연성이 떨어져 경쟁사에 뒤처진다.

윤상준 < 커니파트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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