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처럼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이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고전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해온 박재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 원장의 《1일 1강 논어 강독》이다. 저자는 강원 홍천 천둥골 골짜기에 지은 오두막에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다른 논어 해설서와 가장 다른 부분은 논어를 완전히 해체해 재구성한 것이다. 저자가 직접 정한 9개 주제에 맞춰 구절들을 다시 배열했다. 9개 주제는 학습, 성찰, 관계, 사랑, 예악, 군자, 인재, 정치, 공자와 제자들이다.
저자는 이런 독자들이라면 자신의 책을 선택해 보라고 권한다. ‘논어를 현대적 언어로 쉽게 읽고 싶은 독자, 주제별 항목별로 체계적으로 읽고 쉽은 독자,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읽고 싶은 독자, 하루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읽고 싶은 독자.’
저자는 논어를 두고 “공자와 제자, 귀족 간의 토론과 대화를 모아서 편집한 책”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공자의 어록’이다. 논어의 핵심 철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학습’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평생 학습, 성찰 학습, 자기주도 학습, 성장 학습이 논어의 학습철학”이라고 설명한다.
15세에 본격적인 배움을 시작한 공자는 35세 무렵부터 은행나무 밑에 배움의 공간을 열고 제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한다. 논어의 가장 널리 알려진 문장은 “배우고 늘 익히고 있으니 이 또한 인생의 기쁨이 아니겠는가”다. 저자는 이를 두고 “학습은 인생에서 가장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오늘날처럼 공인의 처신과 관련된 일들이 시중의 화젯거리가 될 때면, 공자가 말했던 문장을 떠올리게 된다. “군자의 잘못은 마치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잘못을 저지르면 모든 사람들이 다 바라보게 되고, 잘못을 고치면 모둔 사람들이 그를 우러러보게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 세상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특히 정치 세계는 늘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노나라 권력자였던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답했다.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바름으로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 이를 압축해서 저자는 사자성어인 ‘정자정야(政者正也)’, 즉 “정치는 나부터 바르게 경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자는 또 강가에서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는구나!”라고 말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역사의 도도한 물결처럼 세상은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것이 공자의 정치적 신념이었다”고 설명한다. 혼잡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역사의 물결은 강물과 같아서 더 나은 앞날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생활인이든 사업가든 삶의 무게감이 한층 묵직해졌다. 이럴 때 곁에 두고 이따금 들춰보면 좋은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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