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미국주식 시장은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거리두기에 타격을 받지 않는 종목이 각광받으면서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의 대형주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가 비싸졌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다른 종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혜를 받을 '집콕' 종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관련주의 목표가가 특히 높아졌다. 그동안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 등이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재택의 편리성을 높이는 종목 전반으로 관심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게 프로젝트 협업툴인 스마트시트다. 스마트시트는 증권사 10곳이 목표가를 기존 53달러에서 61.5달러로 상향했다. 현재 주가는 46.4달러로 상승 여력이 30%가 넘는다는 분석이다. 미국 1위 전자서명 서비스업체 도큐사인 목표가도 195.1달러에서 262.1달러로 대폭 높아졌다. 이 업체는 매출의 80%가 기업 고객에서 발생한다.
이밖에 비즈니스 지출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쿠파 목표가가 244.2달러에서 286달러, 데이터 플랫폼 몽고DB의 목표가가 238.05달러에서 284.2달러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보안 관련 종목이 '탑픽'으로 꼽혔다. 무선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업체 지스케일러는 13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다. 이 업체는 물리적 장비 없이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업체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보안 전문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도 12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렸다.
미국인의 '국민 마트'인 코스트코 홀세일의 목표가도 343.73달러에서 391.4달러로 높아졌다. 비상식량을 사려는 시민들의 방문이 급증했다. 출입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택배사 페덱스의 전망치도 207.6달러에서 270.2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반려동물 쇼핑몰 쉐위의 목표가가 오른 점도 특징적이다. '집사'들이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각종 장난감, 사료 등을 구입하는 빈도가 늘었다. 쉐위는 현주가가 56.16달러인데 63.1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실내운동 관련주가압도적 선택을 받았다. 실내용 자전거를 생산하는 팰로튼 인터랙티브는 22개 증권사,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17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높였다. 코로나19도 미국인들의 운동욕구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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