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자녀 의혹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추미애 장관은 시종일관 의혹을 부인하거나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언급하기 부적절하다며 직접적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질문이 이어지자 추미애 장관은 "청문위원처럼 질의를 하시려면 많이 준비해오셨으면 좋겠다"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부대에 전화를 건 보좌관이 처벌을 받으면 본인도 책임을 지겠나"라는 질의에 "가정을 전제로 질의하지 말아달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같은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무엇을 물으시는지 모르겠다. 의원님이 자꾸 여론을 만들어가는데, 대정부질문과는 상관 없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최형두 의원이 "아들 서씨가 무릎 질환 때문에 3개월 정도 요양이 필요하다고 장관이 말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궁금하면 제 말 듣지 말고 의사나 전문가에게 직접 전화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장관은 아들이 축구선수 등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이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할 때) 구보로 수km를 뛰었다고 한다. (무릎이 망가져) 현재도 한의원 가서 침도 맞고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비슷한 질문이 다시 나오자 "제 아들이 고작 휴가를 더 받으려고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딸 비자 발급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탁은 없었다. 결국 늦게 비자 발급을 받아서 기숙사도 놓치고 수강신청도 못하고 딸이 유학에 실패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큰딸 가게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해 기자간담회를 연 데 대해서는 "회계를 보좌 직원이 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딸 가게라고 해서 공짜로 먹을 수는 없지 않나. 딸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 못하고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일요일에 이태원에서 하느냐"고 따졌지만 추미애 장관은 "문제가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장관은 "(딸 아이 가게가 폐업한) 아픈 기억을 소환해준 질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청문위원처럼 질의를 하시려면 많이 준비해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 딸 가게는 2014년 개업했고 약 1년간 운영한 뒤 문을 닫았다. 최형두 의원은 자리로 돌아가는 추미애 장관을 향해 "앞으론 딸 가게에서 식사를 하려면 개인 돈으로 하라"고 응수했다.
또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오해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추미애 장관은 "(논란이 된 논평을 보니)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것이 아니다. (아들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씀을 따랐다는 뜻"이라며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했다는 지적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이 사안을 너무 과장하거나 명예훼손적인 '황제 복무' 또는 '탈영' 이런 극단적 용어로 깎아내리지 말아달라"며 "진실을 있는 그대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미애 장관은 자신 또는 남편이 국방부 민원실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 남편에게도 민원을 넣은 적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부인했다.
'장관 부부가 아들 사안을 많이 챙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반대로 저와 남편은 아주 바쁘다. 제 아들 딸은 거의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살아왔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은 최초 제보자인 당직사병에 대해서는 "공익제보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당직사병은 아들과 중대부터 다르다. '카더라' 의혹제기"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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