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성윤모 산업부 장관(사진)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은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바이오 의약품 소재 국산화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를 국산화해도 아무도 쓰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에 힘을 보탠다는 내용의 간담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과제를 시작했다.
한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에이프로젠과 바이넥스 등 바이오 의약품 수탁생산 기업(CMO)이 많은 국가에 속한다. 전체 생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량은 연 36만4000L 규모로 CMO 경쟁사인 베링거인겔하임(30만L)과 스위스 론자(28만L)에 앞선 세계 1위다. 에이프로젠도 연 24만L 규모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체적인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시설이 19만L 규모에 달한다.
생산량이 많은 만큼 소재 수요도 많지만 대부분 수입해 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포 배양 과정에서 쓰이는 배지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주 개발·생산, 배양, 정제, 완제 등의 생산 과정을 거친다. 세포주에서 나온 세포들의 먹이가 배지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소재로 GE헬스케어 등으로부터 모두 수입한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바이오산업 생산고도화 사업’을 통해 배지 개발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유화증권에 따르면 배지 연 수입액은 작년 기준 4000억원 수준이다. 2024년엔 두 배 이상인 8900억원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됐다.
배양된 세포가 정확히 무슨 물질인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레진도 국산화할 계획이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사용된다. 레진은 일부 자체 개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다. 지난해 기준 연 2500억원 규모다. 산업부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 과정에서 필요한 소재 개발 지원 방안을 세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김우섭/성수영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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